미적가치와 삶/대륙

칸트의 천재론과 기술 개념

DDTKk 2012. 3. 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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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기술

칸트는『판단력 비판』에 따르면 산물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기술은 봉사적 기술과 자유로운 기술로 구분된다.

a. 봉사적 기술: 물질적 산물의 생산과 관계하며 욕구에 봉사하는 기술
기계론적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음. 학습과 반복적 연마를 통해 숙련이 가능. 이러한 기술의 가치는 생산의 유용성의 정도에 따라 결정됨.
예) 장인적 기술, 수공업적 기술, 기계적 기술
b. 자유로운 기술: 목적을 그 자신 속에 가지며 그리하여 그 자체로서 영원한 생명력을 가지는 기술이다. 즉 독자적이고 자유로운 기술이다.
→ 예술의 목적은 물질적 욕구에 대한 봉사도 아니고, 어떠한 철학적 종교적 관념에 대한 봉사도 아니다.

자유로운 미적 예술과 천재

*. 미적 예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합목적적인 표상 방식이며, 비록 목적은 없다 해도 사회적 전달을 위한 심의능력들의 문화를 촉진시키며, 이러한 미적 대상(표상)의 합목적성은 자의적 규칙들의 모든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있어, 마치 순수하게 자연의 산물인 듯 보여야 한다"
*. 예술은 자유로운 기술로서 과학적 인식의 법칙과도 무관함. 심지어 칸트는 회화에서의 기하학적 법칙과 음악에서의 수학적 법칙으로부터도 예술에서 해방시켜 버림.
*. 미적 예술은 필연적으로 천재의 예술. 천재는 예술작품을 통해 미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취미가 미를 판정하는 능력이라면 천재는 미를 산출하는 능력을 가진 이). 예술작품은 '자유로운 기술'의 소산이기에 천재는 아무런 목적이나 의도 없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한다.

천재의 조건

*. 그러나 칸트에게 있어서 예술을 창조하는 천재의 조건이 전적으로 자유로운 것은 아님.

"기계적인 기술과 예술은, 전자는 한낱 근면과 습득의 기술로서, 후자는 천재의 기술로서 아주 다른 것이긴 하지만, (예술도 기술인 한) 규칙들에 따라 파악될 수 있고 준수될 수 있는 어떤 기계적인 요소가, 따라서 어떤 격식적인 요소가 그 기술의 본질적인 조건을 이루고 있지 않은 예술이란 없다. 왜냐하면 예술에서는 반드시 무언가가 목적으로 고려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우연의 산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Kant. Ku. § 47.

*. 천재를 구성하는 능력은 상상력. 그러나 예술은 규칙에 의한 소산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규칙을 저버릴 수도 없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칸트는 상상력의 창의성에 제약을 가함.
천재는 예술의 산물을 위한 풍부한 소재만 재공할 뿐이며, 그 소재를 가공하여 형식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하여 도야된 재능이 필요하다.
→ 상상력을 오성에 종속시켜 버린 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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