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가치와 삶/대륙

미적 무관심성의 발흥과 전개과정

DDTKk 2012. 4. 8. 16:45
반응형
*. 무관심성 개념의 흔적은 희랍 시대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음.
- . 아리스토텔레스 _ 모방물을 감상하는 사람의 독특한 태도에 대해 언급.
-. 둔스 스코투스 _ 동일한 아름다운 대상에 대해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과 선한 사람이 서로 다르게 반응한다.
-. 토마스 아퀴나스 _ "단순히 감지될 때 아름다움을 주는 것"
*. 무관심성 개념이 본격적으로 부상한 시기는 근대미학이 일정한 독립성을 획득하는 시기인 17~18세기 유럽 계몽주의 시대.
(샤프츠베리, 허치슨, 칸트, 쇼펜하우어 등)

관심 개념의 역사적 변화 과정

*. '관심' 개념은 법적·경제적 맥락에서 손해, 손해배상, 이익, 이자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음.
*. 15~17세기를 거치면서 이익, 유용성 이점 등의 일반적이며 추상적인 의미를 획득하게 됨.
*. 관심 개념은 중세적 사회질서와 신학적 세계관이 붕괴되고 인간 정신의 지성과 능력, 구체적인 인간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근대 정신의 형성과 발맞추어 사회-국가 철학적/종교적/윤리학적/심리학적/자연 경험적 관점에서 핵심적 경험으로 부상함. 이러한 개념사적 의미 변화를 배경으로 무관심성 개념이 미적·예술적 경험과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논의됨.

샤프츠베리

*. 샤프츠베리에 이르러 아름다움의 경험과 상상력이 지성주의 미 이론과 경험주의 미 이론을 넘어서서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 획득.
*. 샤프츠베리에게 철학은 논리적·인식론적 원리나 개별적인 경험에 근거한 사실 관계 확인이 아니라, 주관과 대상, 내면적 본성과 외면적 세계를 포괄하는 우주적 의미연관을 통찰하는 일.
*. 아름다움의 경험이 지닌 본질은 인간과 세계 사이의 깊은 조응과 조화, 그 진실이 감성적으로 생생하게 드러나는 통로이자 우주를 관통하는 질서와 규칙성, 통일성과 법칙성의 경험.
*. 이러한 자연 전체의 통일성, 그 신적인 아름다움은 오직 무관심적인 심적 상태에서만 온전히 드러날 수 있다.
격정들과 낮은 관심들로부터 해방되어야 신적인 질서와 일치하게 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신과 인간 양자가 모두 친교를 나누며 산다.

♠ 샤프츠베리 무관심성의 특징.
1) 이기적 욕망·사적인 관심을 지양하고 공익적 관점을 수용
2) 인간의 진정한 본성과 자연의 가장 깊고 생동하는 진실의 차원으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조건의 역할
3) 무관심적 관조는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주관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더 투명한 정신으로 주의를 집중하여 바라보고 참여하는 상태.
4) 주관에게 여타의 다른 감각적 쾌감들과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고유한 만족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허치슨

샤프츠베리와 달리 로크(J.Locke)의 철학의 방법과 성과를 충분히 계승한 경험론자. 주관의 심적 경험의 사실(fact) 내지 관념(idea)으로서의 미의 문제를 논의함.

1) 주관이 아름다움을 찾는 동기가 자기 이익에 대한 계산적인 관심이나 유용성에 있지 않다. 하나의 감관으로서의 미의 능력은 사고에 의해 매개되지 않는다.
(내적 감관의 특징: a. 이성적 사유의 작용 없이 직접적으로 행해지며, b. 누구나 미의 판정능력을 갖고 있음)
2) 미의 판정은 (외적 감관과는 달리) 즉자적·본능적으로 행해지지 않고 반성적이며 후속적인 감관. "다양함 속의 통일성". 지각적이지 않으며 반응적이다.
3) 미의 관념은 미적 판정능력의 결과로 발생하며, 고유한 즐거운 감정의 상태와 같고, 이 감정의 상태는 감각적 쾌 및 지성적 쾌와 구분됨. 미의 관념은 수동적으로 마치 설탕맛이나 소금맛을 경험하는 것과 유사함.

허치슨의 무관심성 개념은 미적 주관의 무욕적 태도, 함축된 반성 과정, 고유한 만족감을 위한 조건 등의 의미를 포함함.

칸트

『판단력 비판』의 미적 판단력의 분석론에서 무관심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함.

*. 칸트는 미적 판단의 즐거움과 다른 감정적 즐거움을 서로 질적으로 구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적 판단의 즐거움이 지닌 본성을 무관심적 즐거움으로 규정함.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며, 인식판단이 아님)
*. 쾌적함에 대한 판단과 선함에 대한 판단이, 대상에 대한 관심과 결합된 감정적 즐거움을 근거로 한 판단인 반면, 아름다움과 숭고함에 대한 미적 판단을 규정하는 즐거움은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자유롭다.
*. 칸트는 샤프츠베리, 허치슨에서와 같이 무관심성을 대상에 대한 무욕적인 태도로 간주함.
*. 이전까지의 사상가들이 미적 경험을 위해 필요한 무욕적인 태도에 주목한 반면, 칸트는 여기서 미적 주관이 대상의 존재성으로부터, 즉 대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성 자체로부터 거리를 두고 있다는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였음.
→ 칸트의 무관심성은 주관이 대상을 미적으로 조우하는 독특한 방식 혹은 미적 대상의 고유한 존재방식(일상적 현실과도 다르고, 과학과도 다른)을 나타냄.
*. 칸트가 지적하는 무관심성의 의미는 미적 판단의 보편 타당성 요구와 직결되어 있음.
허치슨의 "내적 감관의 다양한 표상들 사이의 조화와 통일"에 대한 반성의 상기를 통해, 미적 판정에 반성의 계기가 함축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해명하고자 시도함.
*. 목적 없는 합목적성
-. 마땅히 그러해야 할 바에 딱 들어맞는 '합목적성'을 느낄 수는 있으나, 그 '마땅히 그러해야 할 바'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각각의 상황에 대하여 고유한 목적이 있을 뿐임.
-. 미적 판정주관이 자연물 또는 예술작품을 미적으로 수용하며서 수행되는 반성의 구조, 즉 이들이 어떤 통일성 있는 구조를 보여주며, 어떠한 의미있는 형상과 주제적 통일성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반성하는 논점을 드러낸 것.
*. 한편으로 칸트는 관심과 결합된 미적 판단의 존재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 자유미: 대상에 대한 개념과 완전히 무관함.
-. 종속미: 특정 개념이나 이념에 대한 관심이 전제됨.
*. 칸트는 우리의 미적 판정이 예술작품의 개념이나 자연에 대한 이념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순수하게 무관심적인 수준에만 머물지 않고, 특정한 개념이나 이념을 고려하면서 이루어 지고 있음을 보았음.

쇼펜하우어

칸트의 현상/물자체 구분을 수용
→ 표상/의지.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며 살아감.
*. 주관의 무욕적인 태도는 물론, 대상을 모든 일상적이며 계산적인 관계로부터 고립시키고, 주관 또한 자신의 개별적인 인식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상태.
이러한 무관심적 상태에서 주관은 "순수하며 의지가 없는 비시간적 인식의 주체"로서, 완전한 망아의 상태에서 대상의 개별적인 모습에 몰입하여, 구체적인 이미지와 하나가 됨.
*. 쇼펜하우어는 미적·예술적 경험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인식을, 개별자에 대한 경험적 인식도, 이성적·개념적 인식도 아니고, 플라톤적 의미에서 변화하지 않는 '영원한 형상'으로서의 이념에 대한 직관적 인식이라고 말함.
*. 예술의 무관심적 관조를 통해 주관은 표상의 세계와 의지의 세계 모두에서 벗어나 '영원한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게 되는 것.
*. 미적 관조는 의지와 욕망이 없거나 최소화된 상태에서 바라보는 것.
*.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유용성과는 전혀 거리가 먼 것에 긍정적이고 상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예술 또는 미적 대상에 대한 담론이며, 그러한 담론의 정당화 근거로 동원되는 것이 미적 무관심성 개념.

반응형